한국과 일본서 잇따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력이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 비해 돋보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5일 ‘움직이는 이 대통령 움직이지 않는 간 총리, 주최국 주도력에 기세 차이’ 기사에서 “두 정상의 리더십에서는 ‘움직이는 한국 움직이지 않는 일본’이라는 양국의 기세 차이가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셀파(정상의 개인대리) 여러분에게 특히 감사드리고 싶다.” 이 신문은 G20 폐막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신묘한 표정으로 각국의 사무 직원들을 배려했다”며 그 이유로 “최후까지 갈등 빚은 불균형시정 참고지침 마련에서 이 대통령 자신이 철야 협상을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G20 서울회의가 “위험을 피해 조촐하게 회의를 정리할 것인가 참담한 결과로 끝날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추구할 것인가”는 갈림길에 있었다며 “회의 중간 휴식시간 등 모든 장소에서 각국 정상에게 지침을 구체화하도록 요구하고 철야 협상까지 지시한 이 대통령의 모습에서 ‘글로벌 코리아’를 목표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나라의 야심이 묻어난다”고 평가했다.
반면 간 총리에 대해서는 “무난했다고는 말할 수 있지만 이 대통령이 보여준 것 같은 강렬한 개성을 발휘한 흔적은 없다”며 “발등에 떨어진 ‘강대국 외교’ 복구에 쫓긴 간 총리에게 APEC의 리더십 발휘는 너무 무거운 짐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토문제 등 과거 청산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미래를 주시한 차세대 전략에 주름이 낀다는 일본의 현실을 다시 한번 국내외에 인상 지웠다”고 혹평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의 14일 이 대통령 인터뷰 기사 제목은 ‘선수(先手), 포석(布石), 협상 한국 건재’였다. 이 신문은 G20 기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이 대통령이 “만날 때마다 젊어진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인사말을 받아 “프랑스 화장품을 쓰고 있어 그렇다.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당신 나라 화장품이 앞으로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답한 내용을 소개하며 “이 대통령의 고추 맛 나는 응수가 건재하다”고 전했다. 이어 “FTA 개국, G20, 원전 수출, 한일병합 100년 극복 어느 것을 봐도 이명박 외교에서는 ‘선수, 포석, 협상’이라는 외교의 요체가 느껴진다. 아마도 그것들은 지금 일본 외교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일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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