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계기로 잠시 열었던 금강산 내 남측 시설에 대해 다시 동결ㆍ몰수 조치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12일 밤과 13일 오전에 걸쳐 금강산관광 지구내 식당ㆍ판매시설인 온정각과 컨테이너 숙소인 구룡마을, 차량 정비공장에 대해 ‘동결’ 딱지를 붙이고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이들 시설은 모두 현대아산 소유다.
북측은 또 이산상봉이 개최된 우리 정부 소유의 이산가족면회소에 대해서는 이번 주말께 ‘몰수’ 딱지를 붙이고 자물쇠를 채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면회소는 동파 방지를 위해 면회소 내 배관에 물을 빼내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몰수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2008년 7월11일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을 계기로 중단된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요구하며 4월27~30일 이산가족면회소를 비롯해 소방서, 문화회관 등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소유한 금강산 부동산에 몰수 딱지를 붙이고 현대아산 등 민간업체들이 보유한 각종 관광 인프라를 동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계기로 이산가족면회소를 비롯해 일부 시설에 대한 동결ㆍ몰수 조치를 일시적으로 해제했다.
한편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자간 회담이 북측의 제의대로 19일 개성에서 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금강산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북측이 금강산관광을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하려는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25일 예정된 남북 적십자회담 전에 북측과 따로 만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금강산관광 실무를 총괄하는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지난 11일 대남 통지문을 통해 “오는 19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갖자”며 지난달 2일과 14일에 이어 회담 개최를 거듭 촉구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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