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7년 동안의 가택연금에서 그제 풀려났다. 그 동안 수치 여사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해 왔던 국제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우리 정부도 미얀마 군사정부의 조치를 반기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이번 조치가 미얀마의 인권 향상과 민주주의 발전에 중대한 전환이 되기를 기대한다.
미얀마 군사정부 관계자는 수치 여사의 석방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다면서 “그는 완전한 자유 상태”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군사정부의 과거 행태로 미뤄 수치 여사의 정치활동이 얼마나 자유롭게 허용될지는 미지수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 야당 민족민주연맹(NLD)의 지도자인 수치 여사는 1989년 첫 가택 연금조치를 당한 이래 이번까지 21년에 걸쳐 15년 가량을 구금 상태로 지내왔다. 일각에서 수치 여사의 석방에 대해 “군사정부가 불법선거로부터 국제사회의 이목을 돌리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문명사회의 상식을 비웃는 철권통치와 폐쇄ㆍ고립주의로 악명을 떨쳐 왔다. 1990년에 실시된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와 야당연합이 압승을 거뒀으나 정권 이양을 거부했다. 지금도 2,200여명에 달하는 정치범이 수감돼 있다. 국제사회는 이들 정치범의 석방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수치 여사 석방의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미얀마 군정은 그에게 실질적인 정치활동 자유를 보장해야 하며 다른 정치범 석방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얀마의 인권 및 정치 상황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도 중요하다. 그간 유엔 안보리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중심이 돼 미얀마 군정의 인권탄압과 정치활동 억압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자원확보 등 자국 이익을 위해 군사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바람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권탄압과 정치활동 억압은 해당 국가의 불행일 뿐 아니라 인류문명의 수치다. 국제사회가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공동보조를 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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