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사이클 경기가 열린 광저우(廣州)대학 스포츠타운 벨로드롬. 남자 4㎞ 개인추발 결승 1라운드에서 8명 중 1위로 상위 2명이 겨루는 최종 결승전에 오른 장선재(26ㆍ대한지적공사)는 여유가 넘쳐 흘렀다. 전날 열린 예선에서 4분27초992의 기록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기록을 새로 쓴 장선재는 결승 1라운드에서 4분26초089를 찍어 하루 만에 또 다시 아시아 기록을 2초 가까이 단축하는 기염을 토했다.
‘탕.’ 출발 총성이 경기장에 요동쳤다. 힘차게 페달을 밟은 장선재는 2㎞ 구간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2분17초292로 결승 상대인 홍콩의 청킹록(2분17초317)에 근소하게 앞서 달렸다.
‘금빛 작전’은 2㎞ 구간을 지나자마자 시작됐다. 전 속력으로 내달려 3㎞ 구간을 통과할 때까지 상대와 3초 이상 벌렸다. 스피드가 뛰어난 사이클에서 3초는 큰 차이다. 장선재는 중반 이후 페이스를 최대한 끌어 올려 승부수를 띄운다는 대표팀 장윤호(49) 감독의 계획대로 척척 움직였다. 장 감독과 장선재는 부자지간이다.
청킹록을 7초 가까이 여유 있게 따 돌리고 최종 4분30초298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장선재는 시상대 맨 꼭대기에서 올랐다. 4년 전 도하 대회 개인추발 우승에 이어 2연패를 달성, 아시아 최강임을 대륙에 재확인시켰다.
시상식 후 만난 장선재는 “아시아 신기록을 또 깰 수 있었는데 출발 30분 전까지 도핑 테스트를 핑계로 주최측에 붙잡혀 있었다. 몸이 굳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며 또 한번의 신기록 경신이 좌절된 데 아쉬워했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도로 단체 독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스타선수 출신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아시안게임은 최고 대회다. 아버지가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라며 “사이클은 다른 종목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생겨 더 잘하게 된다. 4년 뒤 인천 대회에서 3연패를 이루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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