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전 세계가 주목한 서울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의 주인공은 단연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20여명이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편 ‘경제유엔총회’에서 그는 가장 눈길을 끈 한국 CEO였다.
무엇보다 그는 12개 분과(워킹그룹)의 의장(컨비너)중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컨비너를 맡아 국제 감각과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재생 에너지 분과를 주재한 그는 시장중심의 탄소가격정책 추진, G20 에너지 장관회의의 정례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국제 민ㆍ관 협력 강화 등에 대한 글로벌 CEO들의 합의를 도출해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를 G20 정상회의에 건의했다.
1960년생인 최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영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평소 국제회의 경험 등도 풍부하다. 이미 2002년 국내 인사로는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 지역경제 지도자 회의’에서 공동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한 바 있고, 2008년에는 한국 기업인 최초로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이사로도 선임됐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의 ‘한국의 밤’ 행사를 주관, 큰 호응을 얻은 주역도 그였다.
이러한 그의 역량은 10일 저녁 환영 만찬에서 다른 총수보다 더욱 활발하게 외국 경제인과 교류하는 모습들을 연출하며 빛이 났다. 11일 오찬에선 건배사를 맡아 영어로 “제가 ‘글로벌’이라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하모니’라고 크게 소리쳐 달라”는 유머 감각을 뽐내면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최 회장의 자신감은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의 행사장이 다름 아닌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과 W 호텔인 것도 한 몫 했다. 모두 그가 주인인 곳. 더군다나 호텔 방은 글로벌 CEO의 예약으로 가득 찼고, 전 세계 언론의 시선이 집중된 만큼 호텔 홍보에도 더 할 나위 없는 효과를 거뒀다. 최 회장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 주 였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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