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남은 과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각국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일. G20 정상들은 '강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각국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서울 액션플랜'에 담고 그 공약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서울 액션플랜은 G20 회원국들이 재정과 금융부문, 구조개혁, 대외개발, 환율ㆍ통화정책 등 5개 분야에 대한 국가별로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의 과제를 명시한 일종의 공약이자 선서다.
환율 전쟁 한복판에서 열린 회의였던 만큼 가장 관심이 큰 부분은 환율 정책. 특히 환율 갈등의 주요 당사자인 중국은 환율ㆍ통화 정책과 관련해 위안화 환율시스템을 개혁하고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며 경상수지 균형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시장에서 미 달러화 환율을 결정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기조의 조정능력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정책수단을 개발할 것임을 약속했다. 하지만 선언적인 성격이 강해 '약속을 위한 약속'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 문제. 제대로 된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한국
각국이 제시한 액션플랜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발표한 '성장 친화적 재정 건전화 정책'을 담은 중기 재정계획을 그대로 제출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올해 36.1%에서 2014년에는 31.8%로 낮추고 통합재정수지를 2014년에는 흑자로 전환해 GDP 대비 2.5%까지 올리기로 약속했다. 또 구조개혁 정책으로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콘텐츠 미디어와 사회서비스 등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와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 방안 추진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대외개발정책에서는 총국민소득(GNI) 대비 대외원조 비중을 지난해 0.1%에서 2015년에는 0.25%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미국
미국을 비롯한 '선진 적자국'들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다양한 구조개혁 조치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특히 미국은 재정과 관련해 2011 회계연도 예산에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1조2,000억달러 감축하는 방안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 신 의료보험개혁 입법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재정적자를 1,000억달러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현재 10%에서 2014년에는 3.8%까지 낮추기로 했다. 통화ㆍ환율정책으로 시장에서 미 달러화 환율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담았다.
또 연방준비제도(Fed)가 법에서 정한 2가지 목표인 고용 극대화 및 물가 안정 추구, 경기판단ㆍ전망 및 장기 목표와 관련해 의사전달의 명확성을 제고하는 조치 단행, 통화정책기조의 조정능력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정책수단 개발 등을 밝혔다.
금융부문에서는 월가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의 4대 개혁 목표를 제시했고, 구조 개혁 정책으로는 교통과 광역인터넷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구조개혁을 단행해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대외개발 정책으로는 라퀼라 식량안보 이니셔티브와 세계농업 및 식량안보(GAFS) 프로그램에 각각 35억달러, 4억7,500만달러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중국
중국은 환율정책으로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혁과 환율 유연성 제고, 경상수지 균형 촉진을 과제로 제시했다. 여러 통로를 통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이 이를 서울 액션플랜에 명문화 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환율전쟁의 확산 방지에는 기여하겠다고 밝힌 것은 '큰 진전'으로 풀이된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위해 내수, 특히 소비자 수요를 확대하겠다고 언급, 수출일변도에서 벗어나 세계 경제의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부문 정책으로 은행의 레버리지 비율과 유동성 요건을 설정하고 자본시장 개혁, 보험부문에 대한 위험조정 자본요건 도입, 국제회계기준 이행 강화 등을 제시했고, 구조개혁으로는 도시와 농촌 거주자에 대해 균등한 고용기회를 보장하고 사회프로그램에 이주노동자 참여 장려와 취업기회 향상, 사회안전망 제고 및 농촌지역 인프라 개선을 공약 사항으로 담았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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