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외규장각 도서 반환 합의가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는 조심스럽게 발표됐다.
청와대는 홍보수석의 서면 브리핑으로 합의 사실을 간략히 전했다. 청와대 대신 외교부가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양국 관계를 껄끄럽게 했던 난제를 해결했음에도 이렇게 신중한 것은 이 문제의 민감성과 복잡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영구 반환을 요구하는 한국 문화계, 문화재의 영구 반출에 반대하는 프랑스 문화계의 기류 등을 의식해 떠들썩한 발표를 삼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은 실용적 접근으로 외교적 난제를 풀었다”며 두 정상들의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일단 도서들을 되돌려 받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날 정상회담은 40여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사르코지 대통령이 “이 대통령은 업무도 과중한데 점점 젊어지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네자 이 대통령은 “설화수 화장품을 많이 써서 그렇다”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에게 설화수 화장품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EU(유럽연합) 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프랑스가 적극 협조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한국 여성들이 프랑스 화장품이나 옷을 아주 좋아해 FTA가 발효되면 너무 많은 여성들이 프랑스 제품을 입을까 걱정할 정도”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는 천안함 사고로 46명의 해군 장병이 희생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북한은 국제적인 공약과 책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프랑스가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입장을 확고하게 지지해주는 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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