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불발에 그친 것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두 가지로 좁혀져 있다. 먼저 정치권과 재계, 노동계를 중심으로 한 협상 재개 및 타결에 대한 기대와 낙관론이 있다. 다른 하나는 중간선거 패배에 이어 외교무대에서도 빈 손으로 귀국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사면초가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미 언론은 대체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와 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미대외무역위원회 빌 라인쉬 회장은 "한미 FTA는 최근 20년 사이에 체결한 무역협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상업협정"이라며 "수주 내에 협정이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양국 정상은 빠른 속도로 남은 쟁점을 타결 짓도록 실무진에 지시할 것을 요청한다"며 "한국과 유럽연합(EU)간 FTA가 먼저 체결되면 일자리 34만개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차기 의회에서 한미 FTA에 대한 초당적 협조가 가능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과 전문가들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오바마 대통령이 국내는 물론 외교무대에서도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파워테스트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최대 효과를 낼 순간을 맞았으나 기회가 사라졌다"며 그의 좁아진 입지를 우려했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아시아가 이번 선거(패배)로 오바마 대통령이 약해진 것인지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 없이 귀국하는 것이 아시아에 대한 올바른 신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의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협상안을 들고 워싱턴에 돌아가기 보다는 이곳(서울)에서 하루 체면을 구기는 게 더 낫다"고 대응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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