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1일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앞서 김포공항에서 연말 인사 폭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될 수 있는 대로 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달 12일 국가올림픽위원회 연합회(ANOC) 총회 참석을 위해 멕시코로 떠나기 앞서 '젊은 조직론'을 강조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연말 대규모 물갈이 인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당시, "어느 시대에도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며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는 만큼, 판단도 빨라져야 한다"며 젊은 조직론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한 승진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이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에 대해 "승진할 사람은 해야 한다"며 "(이 부사장의 승진은) 아직 못 정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재계에선 이 부사장이 승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장 승진은 빠르다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대규모 변화를 예고하는 이 회장의 연이은 발언에 비춰볼 때 이 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또한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0세 이상의 사장단 대부분을 교체하면서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한편, 이날 김포공항 출국장에는 이재용 부사장과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CEO),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 등이 배웅 나왔으며, 이 고문과 이재용 부사장은 이 회장과 함께 출국했다. 이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23주기 추모일(19일)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