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뒤 앞으로 빠른 시간 내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및 오찬 회동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FTA 타결 연기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통상장관이 논의했으나 세부적 사항 해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면서 “양국 장관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최대한 빨리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협상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에 도움이 되는 한미FTA의 지속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양국 협상팀이 앞으로 몇 달이 아닌,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노력해서 이를 타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한국 협상팀을 워싱턴에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밝혔다.
이런 결과는 ‘11월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를 타결한다’는 지난 6월의 두 정상 약속 이행이 늦춰졌음을 의미한다. 타결 연기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쇠고기 추가 요구와 한미 FTA 추가 협의에 대한 야당의 반대와 부정적 여론의 확산 가능성 등이 꼽히고 있다. 앞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오전까지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자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한 미측의 입장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한국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합의하지 못했다.
한편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 가능성, 핵을 포기할 경우의 대북 지원 의지를 함께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고 한국에 진정성이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중 관계 발전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은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평화안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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