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언어변환·음성 구별 미래 기술들 한국서 개발 중"
"미래의 스마트폰은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할 것이다. 관련 기술을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다. "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미국 퀄컴의 폴 제이콥스(사진) 회장이 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을 위해 10일 방한했다. 퀄컴은 국내 휴대폰에 쓰이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용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도 전 세계 휴대폰 업체들에 판매하고 있다.
제이콥스 회장은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조셉 선더스 비자 회장을 대신해 '혁신과 생산성' 분회를 이끌 의장 대행(액팅 컨비너)을 맡았다. 그는 11일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서 이석채 KT 회장 등과 머리를 맞대고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그는 "올해는 세계적으로 무선통신이 가입자 숫자에서 유선통신을 앞지른 원년이 될 것"이라며 "초고속 인터넷 등 IT 기술이 발달한 한국에서 무선통신을 이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무선통신이 확대되면서 시장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기기의 등장은 업체들에 호기가 될 것"이라며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만 전세계에 10억명이며, 내년에 판매되는 3세대 이통 장비의 절반은 개발도상국에서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이 개발도상국까지 확대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퀄컴은 연간 25억달러를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제이콥스 회장은 한국에 세운 연구개발 센터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개발중인 미래의 스마트폰 기술을 깜짝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미래 스마트폰 기술은 스마트폰이 사람의 눈과 귀처럼 보고 듣는 것을 이용자가 알 수 있는 내용으로 바꿔 준다.
동영상을 통해 시연한 기술을 보면,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영어와 중국어 메뉴판을 비추면 한글로 바꿔서 표시해 주고 가격도 우리 환율로 자동 환산해 알려준다. 심지어 해당 음식 사진이 나오면서 재료까지 파악할 수 있다. 제이콥스 회장은 "길거리 표지판이나 간판도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이용자가 알 수 있는 언어로 번역돼 화면에 표시된다"고 설명했다.
음성도 마찬가지. 스마트폰이 다중회의용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듣고 지금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화면에 이름을 표시해 준다. 쉽게 말해 목소리를 구분하는 것이다. 목소리뿐 아니라 길거리 소음, 지하철 등 각종 소리도 구분한다. 퀄컴은 한국이 특허를 갖는 이 기술을 2~3년 뒤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각종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판매하는 등 상용화할 계획이다.
제이콥스 회장은 국내 연구개발 센터 성과에 만족해 국내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만든 400만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통해 전망 있는 벤처기업들에 재정지원뿐 아니라 교육, 공동 기술 개발 등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 후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 등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뒤 12일에 떠날 예정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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