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야권은 국회 비준 전면 거부를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한나라당은 야권의 반발을 '상투적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창조한국당 공성경, 진보신당 조승수,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한미 FTA 국회 비준 불가' 입장에 합의하고 공조해서 투쟁하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는 "한미 FTA 재협상은 한국의 일방적 양보로 양국의 균형을 깨고 국익에 심대한 손해를 끼치는 굴욕적인 마이너스 재협상"이라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고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한미 FTA는 폐기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고, 조승수 대표는 "정부가 이대로 한미 FTA를 강행한다면 제2의 촛불항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5당은 11일 국회에서 '굴욕적 한미 FTA 재협상 반대 결의대회'를 갖는 등 구체적 행동에 돌입한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한미 FTA 재협상 결과가 공개되는 대로 야5당 공동 기자회견, 국민설명회, 장외 규탄집회, 원내투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준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은희 대변인은 이날 "비준안이 확정되기도 전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국익과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야당의 성숙하고 초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이 문제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차원에서 재논의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론화될 경우 야당에 정치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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