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에서 4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10일 낮 12시 선수촌 국기광장. 개최국인 중국에 대한 설명과 한국 선수단의 선전 등을 기원하는 중국 남녀 사회자의 안내 방송이 5분 여간 이어졌다. 이어 태극기가 게양되고 단체사진 촬영을 끝으로 10분 간의 ‘미니 입촌식’은 마무리됐다. 중국, 카타르 등에 이은 13번째 입촌식.
일부 종목 선수들이 아직 입국하지 않은데다 훈련 등으로 80여 명만이 모인 선수단이 술렁였다. 사회자가 중국어와 영어로만 입촌식을 진행한 것. “도대체 무슨 말이냐”는 표정들이었다. 한 여름을 방불케 하는 강렬한 태양도 모자라 중국측의 무례한 행동까지 더해져 선수들의 미간이 자연스레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한 선수는 “그래도 한국 입촌식인데 중국어와 영어로만 행사를 진행하면 어떻게 알아듣겠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북한선수단도 이날 오후 입촌식을 갖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중국측의 ‘만만디’ ‘엇박자’ 행정도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8일 도착한 한국 사격 대표팀은 바이윈(白元) 국제공항을 빠져 나오는 데만 3시간 이상 걸렸다. 사격 대표팀이 조직위원회에 신고한 총기 숫자와 실탄 개수 등을 보안 관계자가 꼼꼼하게 살펴보느라 선수들은 입국 신고를 모두 마치고도 공항 안에서 발이 묶였다. 총기와 실탄 개수를 잘못 헤아려 다시 세는 촌극도 빚어졌다.
촬영장비를 들고 입국한 각국 취재진들도 공항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카메라를 일일이 분해한 뒤 고유번호 등 촬영장비 목록을 직접 작성하는 것도 모자라 2, 3번의 확인 점검이 다시 이어졌다. 직원 1명만을 배치하다 보니 순서를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룬 것.
선수촌과 함께 각국 취재진이 머무르는 MPC(메인프레스센터), 미디어빌리지 등이 몰려 있는 아시안게임 타운에도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지기 일쑤다. 특히 라이터 때문이다. 조직위원회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보안검색을 통해 출입자의 옷과 가방에서 라이터를 모두 수거해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색대를 통과하면 쓰레기통에 담뱃재가 수북이 쌓여 있는데다 주변 곳곳에서는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된다. 흡연자들에게는 ‘걸리면 재수 없고 안 걸리면 행운’이라는 ‘라이터 복불복’이 펼쳐지고 있다.
광저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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