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용 액정화면(LCD) 패널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정보기술(IT) 전자업계에도 '4분기 위기설이 현실화 하는 것 아니냐'(본보 1일자 21면)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LCD 패널은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26.3%, 23.4%(올해 2분기ㆍ9인치 이상 대형 패널 기준)의 점유율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할 만큼 수출 효자 품목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발광다이오드(LED) TV용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357달러까지 급락,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80달러)에 비해선 6.1%가, 올 초(470달러)와 비교하면 24%나 떨어진 가격이다.
특히, TV용 LCD 패널 가격은 7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6인치의 경우 전월(370달러)보다 3.2% 하락한 358달러를 나타냈고, 32인치는 전달(162달러) 대비 1.9% 떨어진 159달러에 거래됐다.
LCD TV 시장에서 주력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 가격이 폭락하자, 각 업체에서도 감산 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94~95%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8세대 LCD 공장 가동률은 감산을 위한 조정으로 지난 달에는 85%까지 떨어졌다.
해외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9월까지 70% 수준을 유지하던 대만 AOU의 8세대 공장은 10월 가동률이 60%까지 하락했고 대만 CMI 역시 10월 중 8세대 공장 가동률은 45%에 머물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북미지역의 수요 부진 속에, 현지 유통업계의 최대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 이전부터 본격화한 가격 할인 경쟁을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미국의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지칭하는 말로 올해는 11월26일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노트북과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은 그 동안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TV용 패널은 오히려 가격 하락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북미시장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현금창출원 중 하나인 TV용 LCD 패널 가격 급락세의 영향으로 두 업체의 올 4분기 실적 전망에 경고등을 켜놓은 상태다. 삼성전자는 3분기 대비 30% 이상 하락한 3조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LG디스플레이는 적자전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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