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가 '공동 연작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한국 현대사 탐구에 들어간다. 장성희 김명화 김민정 등 30대 후반~40대 여성 극작가 3명의 신작을 최용훈씨의 연출로 무대에 세운다. 장성희씨는 동백림 사건을 재구성한 '세 자매의 산장'을, 김민정씨는 우리 사회에 도사란 낙후성을 그린 '너의 왼손'을, 김명화씨는 남성 담론이 지배하는 한국을 그린'냄비'를 내놓았다.
이들 무대에서 최씨는 세 무대를 관류할 이미지로 모래를 택했다. 모래알 속으로 덧없이 사라지는 불안한 존재가 바로 현대 한국인이 아닐까, 하는 시선이다.
'세 자매의 산장'은 체호프의 '세 자매 이야기'를 구조적으로 차용, 노령화와 세대차의 문제까지 담는다. 모스크바가 베를린으로, 그들의 모스크바에서 역사적 사건에 연루돼 사라진 오빠가 베를린에 대한 꿈의 이미지를 심어주다 사라진 오빠로 치환된다. 최승일, 강애심 등 출연. 11일까지.
선교라는 이름의 문화 침투, 타지에서 대리전을 수행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등 채 아프가니스탄의 기억에 기댄 작품이 '너의 왼손'이다. 선교 활동을 하다 탈레반에 살해된 청년의 이야기에 제 3세계 여성 문제까지 병치해 한국을 돌아보게 한다. 김재환, 송현서 등 출연. 13~16일.
'냄비'는 월드컵 기간 중 서울 근교의 허름한 술집에 모여든 잡다한 인간들의 언행을 통해 한국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풍자한다. 박정순, 최현숙 등 출연. 18~21일.(02) 758-2122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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