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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장사익씨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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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장사익씨 조심하세요

입력
2010.11.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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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사익의 노래 중에 '삼식이'가 있다. '삼식아- 아 삼식아- 아 워디 가다 이제 오는 겨'라고 삼식이를 소리 높여 찾는다. 바다에도 삼식이가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매운탕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바닷물고기다. 장사익의 삼식이도 '쟤 손 좀 봐요 새카만 것이 까마구가 보면 할아버지 하것어'라고 타박하지만, 바다의 삼식이도 만만치 않다.

몸에 사마귀 모양의 돌기가 수없이 덮여있는데 살아있을 때보면 못생겨도 참 못생긴 녀석이다. 무슨 맛이 있을까 싶다. 바다 삼식이의 원래 이름은 '삼세기'다. 쏨뱅이목 삼세기과다. 전라도, 충청도 쪽에서 못생기고 바보 같은 친구들을 삼식이라고 놀리듯이 삼세기가 삼식이가 되고, 우리 고향에서는 탱수라고 한다.

생긴 것이 울퉁불퉁하고 이름이 변변찮은 것이 살이 연해서 매운탕을 끓여놓아도 해장국으로 끓여놓아도 최고의 맛을 낸다. 산란기가 겨울이니 지금부터 못생긴 삼식이가 대접받는 계절이다. 삼식이가 아니라 '삼식이님'이 된다. 장사익씨도 조심해야한다. 삼식이를 야단만 치면 국물도 없다.

삼세기는 육식성 어류로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어류나 새우 등을 포식하기에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자연산으로 배를 채운 자연산이니 그 맛에 이의가 있을 수 있겠는가. 진해, 마산, 고성, 통영 바닷가를 따라가다 보면 선술집마다 삼식이(혹은 탱수) 매운탕이 펄펄 끓고 있을 계절이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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