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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수잔 보일’ 린위춘 "제가 받은 감동과 희망, 노래로 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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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수잔 보일’ 린위춘 "제가 받은 감동과 희망, 노래로 돌려드려요"

입력
2010.11.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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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뚱보'라는 별명처럼 작은 키에 배는 볼록 나왔다. 바가지 머리에, 눈은 작고 코는 펑퍼짐하다. 하지만 마이크를 잡는 순간 그의 외모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8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의 '스타킹' 녹화장. 첫 번째 손님으로 무대에 나온 대만인 린위춘(24) 얘기다.

악기점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는 올 4월 대만 CCTV에서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애비뉴'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대만의 수잔 보일'로 불리기 시작했다. 5월엔 소니뮤직과 정식 계약을 맺고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남자인 린위춘이 폴 포츠가 아닌 수잔 보일과 비교되는 것은 감미로운 가성으로 기성 여자 가수들도 쉽게 소화하지 못하는 고음의 노래들을 부르기 때문. 그는 이날 '스타킹'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러 자신의 인생을 바꾼 노래, 휘트니 휴스턴의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를 열창했다.

린위춘은 녹화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희망과 감동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14세 때부터 크고 작은 노래 경연에 나가 스물 살 때 처음 상을 탔고 이후 전국 규모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기획사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내세울 것 없는 외모 때문에 계약이 파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탈락과 실패가 계속되자 저도 많이 지쳤어요. 군인 출신 아버지는 보다 못해 '한번만 더 노래대회에 나가면 부자의 연을 끊겠다'고도 했죠. 하지만 저는 수잔 보일의 영상을 보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그는 "노래 없는 인생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기억도 노래 덕에 극복할 수 있었고, 악기점에서 일한 것도 악기를 배우면서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는 "올해 친구에게 1,000만원을 빌려 처음 제대로 음악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 친구 덕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린위춘은 지난 여름 미국 순회공연 때 앞을 못 보는 한 아주머니에게서 감사 편지를 받은 일을 소개했다. "매일같이 절망하며 살았는데, 제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아 희망을 갖게 됐다는 내용이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벅찼습니다. 제게 수잔 보일이 그랬듯이,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습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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