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개막하는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한국농구는 정예 대표팀을 파견한다.
4년 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은 말 그대로 참사였다. 중동 텃세에 밀린 남자농구는 5위로 추락했다.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한국이 아시아 3위로 밀린 것은 처음이었다.
세대교체를 꾀한 여자대표팀은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4위에 그쳤다. 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78년 이후 동반 노 메달은 도하 대회가 최초였다.
8년 전 부산 대회에서 한국은 남자가 금메달, 여자가 은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아 맹주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었다. 아시안게임 이후 한동안 농구 이야기가 술자리의 안주일 정도였다.
최근 한국농구의 침체는 국내리그의 인기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농구대잔치 시절만 해도 농구가 겨울 스포츠의 꽃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농구에 대한 식견과 경영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나서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옛날의 영화만 생각한다든지, 탁상공론이나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한국농구가 제2의 중흥을 맞기 위해서는 우선 대표팀이 잘해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팬들을 농구장으로, TV 앞으로 다시 끌어 모을 수 있다. 한국스포츠는 농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종목에서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인들의 눈높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한 지 오래다. 그런 마당에 농구만은 아시아에서도 ‘2, 3류’를 다툰다.
국내리그 기간 중 대표팀 소집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모 감독은 “감독 자리를 걸고 대표팀 소집에 협조했다”고 털어놓는다. 또 다른 감독은 “대표선수들이 자리를 비운 이 기간이 악몽 같다”고 푸념한다. 여자대표팀도 구단과 협회간 오해와 반목이 있긴 했지만 며칠 전 갈등은 일단락됐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어깨에 한국농구가 달려 있다.
전 서울 SKㆍ구리 금호생명 감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