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인기 사극 '성균관 스캔들'이 2일 막을 내렸다. 역사적 고증에서 틀린 데가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단 재미있었다. 원작 소설인 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작가 정은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는데, '성균관 스캔들'의 시즌 2에 해당하는 을 출간한 데 이어 시즌 3인 을 쓰고 있다고 한다.
조선의 국립대학인 성균관의 젊은 유생들이 졸업 후 왕립 씽크탱크인 규장각에 들어가고, 다시 외교 밀명을 받아 청국에서 활약한다는 전개가 자못 흥미롭다.
이 드라마와 소설의 인기를 보면서, 역사야말로 무궁무진한 콘텐츠의 보고임을 다시 실감한다. 이 작품들의 배경인 정조 연간만 해도 이야깃거리가 참 많다. 예컨대 당시 청에서 수입하는 사치품 1호가 왜 악기 생황이었는지 따라가다 보면 두 차례 전란 이후 조선의 새로운 문화 풍경이 떠오른다.
거기엔 음악 매니아였던 이덕무 홍대용 유득공 등 실학파의 지성들, 그들과 교유했던 무예의 최고 고수 백동수, 그들의 음악 모임에 참석해 그림으로 흥을 돋웠던 화가 김홍도 등 쟁쟁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모임의 좌장이었던 교교재 김용겸은 어전에서 정조와 음악 토론을 하기도 했는데, 내용을 보면 둘 다 식견이 대단하다. 이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든다면, 무협 액션 스릴러나 음악 영화도 가능할 것이다.
창작을 구실로 역사를 멋대로 왜곡하면 안 되겠지만, 상상력은 그 자체로 귀중하다. 역사라는 보물창고에서 이야기를 꺼내 솜씨 좋게 풀어내는 작가와 작품을 더 많이 보고 싶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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