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홀러 지음ㆍ김경연 옮김
청어람주니어 발행ㆍ344쪽ㆍ1만3,000원
뭐 이런 황당한 동화가 다 있나 싶겠다. 더러 불쾌할 수도 있다. 얌전한 교훈 같은 건 없다. 썰렁 개그 같은 이야기도 있다. 어쨌거나 종잡을 수 없이 기발한 상상력에는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커다란 난쟁이’는 달랑 한 줄, “옛날에 키가 1미터 89센티미터인 난쟁이가 있었다”로 끝이다.
은 스위스 동화작가 프란츠 홀러의 단편 동화 88편 모음이다. 1970년대부터 명성을 얻었지만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다.
수록작들은 짧고 한결같이 엉뚱하다. 목이 아파서 의사를 찾아간 굴뚝,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욕조, 양치질하는 개구리(개구리는 이빨이 없다) 등 기이한 주인공들의 별 것도 아닌 이야기가 대종이다. 속에 뼈가 박힌 이야기도 꽤 있다. 예컨대 공주를 구해 결혼한 왕자는 가사에만 전념한다(‘꿈의 왕자’). 양을 너무 좋아해서 사무실에도 데려가던 남자는 해고되고(‘양 이야기’), 발가락 무좀은 자기를 박멸하려는 스프레이에게 “난 살 권리도 없냐, 정의가 필요해”라고 외치다 죽는다(‘평등하지 않은 싸움’).
다르게 보고 낯설게 생각하기. 이 별난 동화책이 권하는 놀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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