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 중앙에 위치한 머라삐 화산 분출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부터 화산재를 분출하기 시작한 머라삐 화산은 5일 오전에 또 다시 폭발, 3세 여아를 포함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부상했다. 부상자들 다수는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첫 폭발한 이후 이날까지 누적 사망자는 120명을 넘어섰다.
인도네시아 재난관리당국은 화산 주변의 출입금지 구역을 종전 15㎞에서 20㎞로 확대, 화산 반경 20㎞내에 있는 주민들에게 즉각 외부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대피 대상 주민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인근 요기야카르타 지역의 아디 수집토 공항도 즉각 폐쇄됐다.
현지 구호 관계자는 dpa통신에 "화산이 전날부터 화산재를 10㎞ 높이 상공으로 뿜어냈으며, 뜨거운 재로 뒤덮여 접근조차 못하는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전날 폭발은 30㎞ 떨어진 곳에서도 굉음이 들릴 정도였다고 CNN이 보도했다. 화산 주변지역은 화산재로 대낮에도 가시거리가 1m도 안될 만큼 어두웠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구호활동도 어렵지만 더욱 큰 문제는 화산활동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앞으로도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광물에너지부 산하 지질연구소의 수키아르 소장은 "머라삐 화산 활동은 피해지역 등 규모 면에서 지난 100년이래 최대"라며 "화산 폭발 양상이 과거와 다르며 화산 아래 마그마가 생성되고 있어 거대한 폭발이 예상되는 등 최악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분화구에서 활발히 형성되고 있는 원형의 용암더미가 터질 경우 1,000도가 넘는 재와 가스가 시속 100㎞로 분출돼 주변을 휩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인도네시아 당국은 출입금지 구역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피해가 어디까지 미칠지는 알 수 없다.
높이 2,968m인 머라삐 화산은 1930년 폭발해 1,370명이 사망했으며, 1994년과 2006년에도 폭발해 각각 69명과 2명이 숨졌다.
이날 자바와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해협에 위치한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도 분출이 급증하면서 주의보가 경보로 격상,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경보가 내려진 화산은 3곳이 됐다. 주의보가 발령된 화산도 18곳이나 된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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