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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구름 위의 호텔'

입력
2010.11.0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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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고장으로 비상착륙한 호주 콴타스 소속 에어버스 A380 여객기의 사고원인으로 엔진 디자인상 결함 가능성이 지목됐다.

콴타스항공 최고경영자 앨런 조이스는 5일 호주 시드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가 진행중이라 정확한 원인을 말하긴 이르지만 운항 중 엔진 내부 부품이 외부로 떨어져 나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조이스는 "이것은 엔진의 문제"라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가 여객기에 엔진을 장착한 뒤 관리를 맡아왔다"고 책임을 넘겼다.

3일 승객과 승무원 466명을 태우고 싱가포르에서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콴타스 A380기는 엔진 고장으로 기체 일부가 파손된 뒤 싱가포르로 회항해 비상착륙 했다. 스파와 카지노까지 갖춰 '구름위의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여객기 A380은 유럽 에어버스가 개발한 꿈의 항공기로 명성을 쌓아 왔는데, 이번 사고로 운항 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07년부터 상업비행을 시작해 현재 37대가 운항 중이다.

A380기 보유 5개 항공사들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사고기와 같은 엔진이 장착된 A380을 보유한 항공사 3곳이 긴급 점검에 나섰다. 콴타스항공처럼 영국 롤스로이스가 제작한 트렌트 900엔진을 탑재한 싱가포르항공과 루프트한자는 항공기 운항 간격을 늘리고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롤스로이스는 "고객사와 협력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나머지 에어프랑스와 에미리트항공의 A380기는 미국 '엔진 얼라이언스사'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내년 5월부터 2014년까지 A380 10대를 도입하는 대한항공도 엔진 얼라이언스사의 GP7200 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머라삐 화산 분출로 인한 화산재가 엔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머라삐 화산이 분출하면서 화산재가 2마일 이상 퍼졌는데, 1983년에도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화산재로 인한 여객기 엔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 10만대 이상의 항공기 운항 차질을 빚은 유럽 항공대란도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 때문이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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