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이길 수 있을까.'
이 말은 삼성전자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꺾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다. 갤럭시S와 아이폰으로 시작된 양 사의 자존심을 건 스마트기기 대전은 삼성전자가 4일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의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하면서 2차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대는 이달 중 국내에 나올 예정인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다. 제품별로 일장일단이 있어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삼성,"갤럭시탭은 슈퍼 미디어 디바이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갤럭시탭(SHW-M180 S) 발표회를 갖고 SK텔레콤을 통해 국내 공급한다고 밝혔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탭을 "책, 신문, 잡지,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슈퍼 미디어 디바이스"라고 소개했다.
7인치 터치식 화면을 갖춘 이 기기는 구글의 운용체제(OS)인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버전을 탑재해 인터넷에서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내려 받을 수 있다. 또 아이패드에 없는 음성통화 기능을 갖고 있어서 010 번호를 부여 받으면 휴대폰처럼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휴대폰 겸용이 가능한 점은 아이패드보다 갤럭시탭이 앞서는 부분이다.
유럽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는 이미 시판했지만 국내 판매는 내주 중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주말쯤 SK텔레콤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어서 빠르면 8일 전후에 시판될 전망이다.
판매 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기기만 살 경우 90만~100만원대로 예상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요금제 선택에 따라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30만원대 전후까지 가격이 떨어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본적인 가격 정책은 음성통화 요금제에 가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음성통화를 하지 않는 데이터 전용 요금제에 가입하면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은 제 값을 다 주고 살 지, 보조금을 받고 싸게 살 지는 이용자가 선택할 문제다. 음성통화 요금제에 가입해 보조금을 받고 싸게 사면 좋지만, 매달 2가지 휴대폰 통화료를 내야 하니 부담스럽다. 즉, 휴대폰 2대를 갖고 다니는 셈이다. 매달 나가는 이중 통화료가 부담스럽다면 보조금 없이 기기를 비싸게 사야 한다. 따라서 용도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과연 이용자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업체들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혀 새로운 기기여서 이용자들의 용도와 수요 예측이 어렵다 보니 안개 속을 더듬는 형국이다. 애플의 아이패드를 내놓는 KT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기가 열어갈 새로운 시장에 대한 예측이 명확하지 않은 점이 태블릿 PC를 내놓는 업체들의 최대 고민이다.
그런 점에서 태블릿PC 가격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은 조건이 같다. 다른 부분은 콘텐츠다.
콘텐츠와 OS의 싸움
콘텐츠 공급 측면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방식이 다르다. 아이패드의 경우 아이폰용 앱의 상당수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용 앱 개발업체들이 아이패드에 맞춰 해상도를 높이는 등 약간의 조정만 해주면 가능하다. 애플 앱스토어에 접속했을 때 플러스(+) 표시가 붙은 앱은 아이패드에서도 함께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갤럭시탭은 그렇지 못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온 콘텐츠 가운데 절반 이상을 갤럭시탭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절대 수량에서 애플에 밀린다.
이를 해결하고자 삼성전자는 콘텐츠 개발업체들과 직접 제휴 방식을 택했다. 비타에듀, 아이나비, 두산동아, 디자인하우스 등과 제휴해 교육콘텐츠,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등 100만원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제휴 업체들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인터넷에서 앱을 내려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은 편리하다. 여기에 아이패드에 없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다는 점도 갤럭시탭이 앞서는 장점이다.
운용체제(OS) 지원도 논란이 많다. 애플은 아이패드 출시 시점에 맞춰 iOS 4.0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단일 운용체제로 함께 지원해 아이폰 앱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반면 갤럭시탭의 경우 구글코리아에서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프로요가 태블릿PC까지 지원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앱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는 연말에 나올 예정인 진저브래드나 내년 초 예정인 허니콤 OS로 업그레이드 해야 해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업그레이드 언급은 아직 이르다"며 "향후 적절한 상황이 되면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갤럭시탭에 거는 삼성전자의 기대는 크다. 신 사장은 "올해 말까지 갤럭시탭을 10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다"며 "덩달아 스마트폰도 올해 2,000만대 이상 판매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이 판매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다행히 해외 반응은 유럽과 인도네시아에 내놓은 초기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등 나쁘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다양한 종류의 태블릿PC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내년에 태블릿PC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에도 경쟁 제품이 나오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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