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일 고용노사비서관실 소속 최모 행정관(서기관급) 대포폰과 관련 “최 행정관이 평소 호형호제하던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실 장모 주무관에게 빌려준 게 사건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지난 7월 초 장 주무관이 최 행정관을 찾아와 ‘핸드폰을 하루만 빌려달라’고 요구해 최 행정관은 자신의 차용폰(대포폰)을 빌려준 뒤 되돌려 받았다”고 말했다. 지원관실이 민간인 사찰 관련 증거를 없앨 당시 대포폰이 대여됐다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민간인 사찰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락 전 지원관실 총괄팀장이 있었다. 진 전 팀장과 최 행정관은 고시 동기이자 동향(포항)으로 고용노사비서관실에서도 함께 근무한 적이 있다. 지원관실로 자리를 옮긴 진 전 팀장이 두 사람을 소개시켜주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최 행정관의 대포폰은 최 행정관 지인인 KT대리점 주인이 ‘만든’ 차용폰(대포폰)으로 실제 명의는 대리점 주인의 가족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 행정관이 왜 차용폰을 사용했는지에 관해 “국회의원들이 보통 자기 핸드폰 외에 한두 개의 차용폰을 사용하듯 최 행정관도 차용폰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는 업무 보안, 도청 우려 등으로 인해 청와대 직원들조차도 광범위하게 차용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심증을 갖게 한다.
이런 설명대로라면 동향 출신으로 직장이 바뀌어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 진 전 팀장, 최 행정관 등이 어떤 식으로든 사찰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소극 대응으로 일관하는 청와대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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