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음악을 실어 시를 낭송해주면 증세가 20~30% 정도 호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만철(미국 남가주 한인정신과의사협회 회장) 조만철클리닉 원장은 최근 부산 BAXCO에서 열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원하고 있는 조 원장은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영어가 서툰 재미동포 7명에게 심리ㆍ약물치료와 병행해 3주 동안 류시화 시인의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정호승 시인의 ‘봄길’, 이해인 시인의 ‘가을의 밤(栗)을 받고’, 고은 시인의 ‘수유리에서’, 작가 미상의 ‘나는 신에게 부탁했다’, ‘내 등에 짐’ 등 20편의 시를 잔잔한 음악에 실어 낭송해줬다.
조 원장은 “그 결과, 우울증, 피해 망상증, 의처증 등을 앓고 있는 이들 모두가 증상이 20~30% 정도 호전됐다”고 말했다. 시와 음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임상에 적용해 논문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조 원장은 “빈혈에 철분이 필요하고 골다공증에 칼슘이 필요하듯이 정신 건강을 증진하려면 시와 음악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임상에서 처음으로 밝힌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