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서민대출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 올 들어 대부업체들의 평균 신용대출금리가 되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업체 수는 늘고, 대출금액과 대출자 규모도 모두 급증하는 등 대부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올 1~6월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개인신용대출의 80%를 차지한 자산 100억원 이상 85개 대형 대부업체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작년 말보다 1.1%포인트 상승한 42.3%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대부업체들의 자발적인 설문 결과여서 실제 신용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아 이자상한선(올 상반기 당시 연 49%)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업체 수도 크게 늘어 작년 말 1만4,783개이던 등록 대부업체는 올 6월말 현재 1만5,380개로 4% 가량 증가했다. 대부업체를 이용한 거래자는 189만여명으로 작년 말보다 13.1% 급증했고 이들의 대출규모(약 6조8,100억원)도 6개월 만에 15.3%나 치솟아 전반적으로 대부업체들이 호황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초(超)고금리임에도 불구, 대부업 시장이 이렇게 커지는 것은 ▦경기침체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난데다 ▦제도금융권에서 제대로 서민들의 금융수요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업체들이 대대적 마케팅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체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받는 신용대출 이용자가 더 많이 늘면서 평균 대출금리도 작년 말보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대부업체로의 쏠림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자산 100억원 이상인 85개사의 올 상반기 대출금(5조9,000억원)은 전체 대부시장의 86.9%를 차지했고 이들이 전체 이용자의 88%(167만명)를 싹쓸이했다. 한편 대형 대부업체들의 연체율은 9.0%로 지난해 말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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