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로비 연루설을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강 의원 발언의 진위 여부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강 의원은 2일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청와대는 팔을 걷어붙인 채 적극 해명에 나섰다. 물론 양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물증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강 의원은 1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지난해 1월26일 김 여사 동생인 김재정씨가 골프를 치다 쓰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이 연임 로비를 위해 김씨 처를 통해 김 여사가 병원을 방문하는 날을 미리 알아내 병원에서 자신의 처와 함께 만났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김씨의 처가 '평소에 남편을 많이 도와주는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자 김 여사는 '청와대에 한 번 들르라'는 인사말을 건넸다"는 정황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김 여사가 움직이면 경호팀에서 미리 가서 점검한다. 경호팀이 있는데 어떻게 우연히 만날 수 있겠느냐. 김 여사는 남 사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측은 "고 김재정씨와 남사장이 가까워 김 여사도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병원에서 만나는 등 로비가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남 사장이 김씨 처에게 김 여사와의 재면담 주선을 요청하자 김 여사의 형부인 황모씨를 소개해줬고, 황씨 주선으로 지난해 2월 초 남 사장 처가 청와대 관저에서 김 여사를 만나 남편의 연임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남 사장 처가 청와대에 들어온 적이 없다, 당시 부속실장은 남 사장 처가 김 여사를 만나도록 한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강 의원은 "남 사장 로비 과정에서 1,000달러짜리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수표 묶음의 사례금이 김 여사 등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으나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 1,000달러 수표를 뇌물로 주는 경우가 있는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이에 강 의원 측은 "아멕스 수표는 현금과 같다"고 재반박했다
이밖에 ▦지난해 2월 김 여사가 정동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남 사장 연임을 지시했고, ▦정 수석은 민유성 산업은행장에게 김 여사 의사를 통보, 연임이 결정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지난달 국회 정무위 국감 때도 민 행장은 정 수석과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연임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결론적으로 청와대 관계자는 "하나하나부터 전체적인 의혹 틀까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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