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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전 찍은 부동산 훈풍 "북상은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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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전 찍은 부동산 훈풍 "북상은 버겁다"

입력
2010.1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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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의 진원지, 건설사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지방 부동산 시장은 요즘 온기로 훈훈하다. 미분양은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바닥 모르고 추락했던 집값도 상당 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발길 끊겼던 신규 분양시장에는 한동안 사라졌던 ‘떳다방’의 재등장과 모델하우스 줄서기 진풍경 등, 뜨겁다 못해 시장 과열 증상까지 동반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방 부동산시장의 기지개를 전체 시장의 ‘바닥탈출’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지방이 그런 것은 아니고 골이 깊었던 곳만 살아나고 있으며 ▦이런 국지적 회복세로는 서울ㆍ수도권 시장의 침체문턱을 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

최근 시장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대표적인 곳은 부산과 대전 일대. 다른 지방 대도시에선 그런 모습이 별로 발견되지 않는다. 도대체 왜 부산과 대전일까.

대전과 부산은 미분양 적체, 집값 하락, 주택공급 중단 등으로 2008년 이후 2년 가량 시장 침체를 주도했던 곳들. 다른 지방도시에 비해 침체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심했다. 그러다 보니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속담처럼, 최근 들어 가장 먼저 회복기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2005년 5,295가구던 미분양이 2008년 1만3,997가구까지 치솟으면서 침체의 정점에 달했다. 미분양이 늘어나는 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2007년말 4만1,254가구던 주택건설 물량은 2008년말 1만3,594가구로 급감했으며, 이마저도 올 4월에는 310가구까지 떨어졌다. 9월 들어서야 1,900가구를 넘어섰다. 2008년 3.3㎡ 당 495만원이던 부산 평균 집값도 최근에는 578만원까지 올라섰다. 약 2년 가까운 불황 끝에 돌아선 시장 반등의 신호인 셈이다.

대전 역시 2년 침체 만에 회복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2007년 1,881가구던 미분양이 2008년 3,800여가구로 2배 가까이로 늘어나는 시장 불황이 닥치면서 이 지역 신규공급도 2008년(1만4,556가구)에서 올 4월 187가구까지 줄어드는 2년 불황의 시간을 보냈다. 불과 8월이 돼서야 신규공급이 470여가구로 늘어나면서 조금씩 시장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수도권 문턱 넘기는 쉽지 않아

지방 부동산의 회복 자체가 국지적인 만큼 이 온기가 서울ㆍ수도권까지 쉽게 북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방에서 100% 청약ㆍ계약률을 기록한 곳들은 적어도 최근 2년간 ▦미분양 적체와 ▦집값 하락 ▦장기 주택공급 중단 등을 심하게 겪은 곳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뒤늦게 침체여파가 불어 닥친 대부분 지방에선 아직까지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을 정도로 시장 상황이 냉랭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서울 수도권의 경우 올 들어 미분양이 꾸준히 늘고, 신규 공급도 눈에 띌 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방발(發) 바닥론은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부산 대전 대구 등 초기 시장 침체가 극심했던 곳들은 미분양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집값 상승세도 두드러지는 시장 반등의 기운이 명확하게 읽힌다”며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이 멈추지 않고 아직 의미 있는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시장 회복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소득에 비해 집값은 여전히 높은 편이고 수도권과 지방에 상당수의 미분양이 남아 있다”며 “지금 지방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은 8·29대책의 국지적인 ‘모르핀 효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집값 변동을 6개 주기로 나눈 벌집순환이론에 비춰볼 때, 국내 주택시장은 지난 여름까지 거래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하는 4국면(침체기)이었지만 9월 이후 집값은 떨어지지만 거래가 증가하는 5국면(불황기)에 접어들었다”면서 “머지 않아 국면인 회복진입기(6국면)에 접어들겠지만 금리인상 등 외부변수에 따라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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