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TV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동안 세계 TV 시장에서 절대 지존이던 소니가 국내 업체에 추격을 허용하며 세계 3위권으로 내려 앉았다. 특히 선두 업체와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적자폭도 늘면서 올해 소니TV 사업 부문의 흑자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관련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니는 TV 사업 분야에서 매출은 2,560억엔(3조5,60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60억엔(2,200억원) 적자에 영업이익률도 -6.3%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TV를 포함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오디오ㆍ비디오(AV) 등이 포함된 소니 사업 분야 전체 매출이 8,853억엔(12조3,000억원)에 영업이익 169억엔(2,350억원), 영업이익률 1.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TV 분야에서 상당부분의 손실을 가져온 셈이다.
소니TV의 사업 부진은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507만대를 기록한 소니의 액정화면(LCD) TV 판매량은 3분기에 490만대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786만대에서 약 790만대로, 2위인 LG전자가 515만대에서 545만대까지 판매량을 늘렸다.
부진의 주된 원인은 초엔고. 올해 3분기에 엔화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달러는 9%, 유로는 21%나 떨어지면서 소니TV 가격 경쟁력의 발목을 잡았다.
유럽의 경우 경기가 소폭 호전된 데 반해, 소니가 강세를 보였던 북미 TV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3분기 재고가 급격하게 늘었고 판매가격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문제는 소니TV의 향후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것. 전략 시장인 미국 TV 시장의 회복속도는 더딘데다,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발광다이오드(LED) TV 지역(유럽 및 미국 포함) 판매에서도 삼성전자 및 LG전자에 밀리는 상태다. 이시다 요시히사 소니 수석 부사장도 최근 구글TV 시연회에서 "재고 과잉으로 미국에서 제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여기에 소니가 수 십 년간 구축해 온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자존심도 버리고 최근 저가 공세를 마다하지 않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아웃소싱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거세게 몰아치는 중국 가전 업체들의 저가 마케팅 전략도 소니에겐 부담이다.
노근창 HMC 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CD 제품 뿐만 아니라 LED TV와 3D TV 등에서 소니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다"며"소니가 내세우는 스마트 TV가 대중화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소니TV의 부진은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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