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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스캔들' 위대한 명작 파헤치는 '당당한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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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명작스캔들' 위대한 명작 파헤치는 '당당한 의문'

입력
2010.11.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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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에서도 문화 프로그램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시청률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편성에서 밀리고 찾아보기 힘든 시간대이니 시청률이 잘 나올 리 없는 악순환의 되풀이. 이런 현실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문화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19일 오후 11시30분 파일럿 방송으로 첫 전파를 탄 KBS 1TV ‘명작 스캔들’는 문화 프로그램, 더욱이 파일럿 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3%(AGB닐슨)를 올렸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타 채널 예능 프로그램과는 비교할 바 못되지만, 이날 방송한 KBS 1TV ‘책 읽는 밤’(1.3%), 2TV ‘클래식 오디세이’(1.5%) 등 동류의 문화 프로그램을 앞질렀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신선하고 재미있다”며 정규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직 정규 편성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제작진은 내년 1월로 예정된 개편에 맞춰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묘미는 ‘스캔들’이라는 간판처럼 누구나 아는 위대한 명작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 내 의문을 던지고 진위를 파악해보는 독특한 포맷에 있다. 아나운서 최원정,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 명지대 교수, 가수 조영남과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 의미에 재미를 더했다는 의미로 ‘문화 예술 버라이어티’라는 문패도 달았다.

우선 주제부터 색다르다. 첫 방송에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의 식탁 위 음식이 유월절 음식인 양고기가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한 장어요리라는 주장과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첫 소절이 베토벤 친할아버지의 곡 표절이라는 의혹을 파헤쳤다. 접근 방식도 새롭다.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최후의 만찬’을 복원하고 의혹을 제기한 논문의 저자를 직접 찾아가거나, 르네상스 시대의 요리법대로 만든 장어요리를 스튜디오에 내오는 등 다큐멘터리와 예능 형식을 혼합하면서 작품에 대한 풍성한 정보와 재미를 버무렸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민승식 PD는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일단 시청자들이 봐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통 문화 프로그램의 스타일에서 벗어나서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되 명작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5년 동안 ‘클래식 오디세이’를 연출했던 그는 “10년 전 ‘클래식 오디세이’도 클래식 음악을 눈으로 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며 “요즘 예능 프로그램도 재미만 가지고 안 되니까 휴머니티를 접목시키는 것처럼 문화 프로그램도 지식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자연스럽게 재미를 접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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