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행사 사흘째이자 마지막 날인 1일 오전 9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대연회장.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작별상봉이 시작되자 다시 만난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연회장이 울음바다로 변해버렸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산가족들은 한번이라도 더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건강하게 잘 살아라”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번 상봉 가족 가운데 남측 최고령자인 김례정(96)씨는 “이제 다시 못 볼 텐데 어떻게 해”라며 애통해하다 갑자기 심장 통증을 느꼈지만 1분이라도 딸을 더 보기 위해 의료진의 진찰조차 거부했다. 북측의 딸 우정혜(71)씨는 울먹이면서 어머니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큰절을 올렸고, 오빠 우영식씨도 “살고 있다가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며 눈물을 훔쳤다.
북측의 아버지 고윤섭(81)씨를 만나러 미국에서 온 아들 고배일(62)씨는 큰절을 올리다 말고 엎드려 통곡했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고윤섭씨는 결국 가족에게 업혀 상봉장을 나갔다.
출생 후 100일 무렵 이름을 지어주고 국군에 입대한 아버지 리종렬(90)씨와 다시 헤어지게 된 남측 아들 이민관(61)씨는 “아버지, 아버지”라고 하염없이 부르며 목놓아 울었다.
북측의 전순식(79)씨는 치매를 앓고 있으면서도 잠시나마 자신을 알아본 언니 순심(84)씨에게 “언니, 오래오래 살아. 그래야 또 만나지”라고 말하며 건강을 빌었다.
`작별상봉 종료가 10분 남았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울음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상봉이 끝날 때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라는 가사의 북한 노래 ‘다시 만나요’가 흘러나오자 가족들은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며 서둘러 이별의 큰절을 올렸다.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들이 탄 버스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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