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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에오로시 수력발전소 건설 희생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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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에오로시 수력발전소 건설 희생자 보고서

입력
2010.11.0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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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일제강점기 일본 홋카이도(北海島)의 에오로시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은 지옥이었다. 이곳에 강제동원 된 조선인들은 ‘다코베야’(문어방)라 불리는 시설에 감금된 채 노예처럼 지냈다.

국무총리실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문헌과 생존자 진술, 현장조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상조사 보고서를 1일 내놓았다.

생지옥과 다름 없는 건설 현장

일제의 국책사업으로 계획된 에오로시발전소는 1939년 착공, 1945년 8월 완공됐다. 착공 이듬해인 1940년께부터 해마다 100~200명의 조선인이 강제동원 돼 총 1,000여명이 건설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아무 훈련도 받지 못한 이들은 터널굴착공사, 수도 건설, 방수로 건설 등 위험한 공사에 동원됐다.

당시 에오로시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강제동원 된 조선인들은 노예 취급을 받으며 다코베야에 갇힌 채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일본발송전(현 북해도전력)에서 하청을 받은 6~7개 업체가 노무자 관리를 맡았는데, 구금형 숙소인 다코베야를 지어 놓고 일을 할 때에만 조선인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했다.

다코베야는 ‘문어를 잡는 데 사용하는 항아리처럼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다’ ‘문어가 빠져 나오기 위해 제 다리를 뜯어먹는다’ 등 어원과 관련한 여러 설이 있는데, 생존자들은 ‘뼈가 없어질 정도로 사람을 두드려 패 일을 시킨다’ ‘문어처럼 조선인들이 서로 밀고하고 뜯어먹는다’는 등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방 한 칸에 화장실 목욕탕 식당 등이 함께 있는 허술한 목조 건물인 다코야베에서의 생활은 끔찍했다. 강제동원 된 조선인들은 식당에서 선 채로 밥을 먹고 하루 13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렸다. 휴식시간이라고는 하루 2차례 5~10분과 식사시간 30분이 전부였고, 100명 이상이 한 방에서 지내다 보니 비위생적 환경에서 고통 받았다.

작업 중 구타는 일상처럼 반복됐고 탈출하다 잡힌 사람은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끔직한 처벌을 받았다는 게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피와 한이 서린 역사는 흔적만

조선인의 피와 한이 서린 강제동원 현장인 옛 에오로시발전소는 2005년 9월 철거돼 관수로 흔적만 남았고, 이듬해 상류에 에오로시발전소가 다시 건설됐다. 위원회의 하승현 전문위원은 “동원 사실을 입증할 만한 관련 명부 등이 없어 피해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생존자 진술을 보면 사망자가 분명 존재하지만 사후 처리나 유골 봉환 여부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내년 4월쯤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홋카이도 지역에서의 조선인 강제동원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진상조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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