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아성이 무너졌다. 항상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으로 보였던 우즈가 5년 만에 2인자가 됐다.
2005년 6월12일부터 281주간 1위를 지켜온 우즈는 1일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리 웨스트우드(37ㆍ잉글랜드)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성 추문에 휘말린 우즈는 올해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왕좌를 내줬다. 우즈는 지난 4월 퀘일할로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최종합계 18오버파를 치는 망신도 당했다.
웨스트우드는 1986년 남자골프 세계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베른하르트 랑거(독일),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그렉 노먼(호주), 닉 팔도(잉글랜드), 이언 우스남(웨일스), 프레드 커플스(미국), 닉 프라이스(남아공), 톰 레먼(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데이비드 듀발(미국), 비제이 싱(피지), 우즈에 이어 13번째로 세계 1위에 오른 선수가 됐다. 또 94년 팔도 이후 16년 만에 유럽선수로 세계 1위에 등극하는 기쁨도 맛봤다.
지난해 11월 랭킹 포인트 5.92점에 불과했던 웨스트우드는 1위 우즈(16.17점)에 크게 뒤졌지만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우즈를 앞질렀다. 특히 웨스트우드는 2001년 세계 4위에서 2003년 5월말 266위까지 내려가는 부진을 겪다가 다시 1위로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줬다.
웨스트우드는 올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6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세인트주드 클래식에서도 우승했다. PGA 투어에서 통산 2승, 유럽투어에서 20승, 일본 투어에서 4승을 올렸다.
웨스트우드는 “누구나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을 꿈꿀 것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지구상에서 가장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이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남자골프도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미국) 은퇴 이후 세계랭킹 변화가 심한 여자골프처럼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4일부터 나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WGC HSBC 챔피언스(총상금 700만달러) 성적에 따라 1위가 바뀔 수 있다. 이 대회에는 웨스트우드와 우즈, 마르틴 카이머(독일), 필 미켈슨(미국) 등 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출전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도전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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