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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의 바스켓 다이어리] <2> 새로운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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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의 바스켓 다이어리] <2> 새로운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입력
2010.11.0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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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생중계를 하려면 적어도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나와서 각종 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100m 이상 되는 라인을 20여 개나 연결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와 같은 해설위원이나 캐스터도 경기 시작 2, 3시간 전에 나와 취재에 열을 올린다. 구단의 특기사항, 부상선수 점검, 재미난 이야기를 체크하는 것은 취재의 기본이다.

그렇게 준비를 하는데도 막상 방송을 하다 보면 웃지 못할 실수를 연발하게 된다. 필자가 Xports 해설위원이던 2006~07시즌 때 일이다. 경기 막판 입술이 말라서 물을 한 모금 마셨는데 옆에 있던 캐스터가 갑자기 “지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필자는 그만 ‘푸하’ 하고 물을 쏟고 말았다.

초보일 때는 이런 적도 있었다. 2005~06시즌 동부의 원주 개막전이었는데 필자는 ‘3박4일간’ 철저히 자료를 준비해서 자신 있게 중계석에 앉았다. 하지만 ‘큐’ 사인과 함께 캐스터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한동안 동문서답만 반복했다. 경기 후 팬들에게 “무슨 해설이 그렇게 미지근하냐”는 질책도 받았다. 모든 게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감독들은 마지막 승부처에서는 대체로 베테랑에게 맡긴다. 신인들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농구는 마지막에 ‘큰 작전(5명이 전체적으로 움직이면서 찬스를 노리는 작전)’보다는 컨디션이 좋고 경험 많은 선수에게 2대2 픽 앤드 롤(Pick&Roll)을 시키거나 포스트 공격으로 파울이라도 얻어내게 한다.

시즌 초반 우수한 신인들을 보강한 하위팀들이 상위팀들과 좋은 경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기 막판 고비에서 밀리는 아쉬움을 드러낸다.

새로운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떤 일이든 신구의 조화가 가장 이상적이다.

전 서울 SKㆍ구리 금호생명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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