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해 왔던 전략기획실을 다시 부활하는 문제에 대해 장고를 거듭,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 회장은 30일 김포공항에서 전략기획실의 부활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12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열린 세계국가올림픽총연합회(ANOC) 총회 참석차 출국한 뒤 이날 전용기편으로 귀국하던 참이었다.
이 회장의 발언은 이학수(64) 삼성전자 고문(전 삼성 전략기획실장 부회장)이 연말 정기 인사에서 전략기획실에 준하는 조직을 맡으며 복귀할 것이란 예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 전 실장은 8월15일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으며 연말쯤 복귀할 것으로 점쳐져 왔다.
재계 관계자는"연말 정기 인사가 달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도 이 회장이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략기획실 부활과 이 전 실장의 복귀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도 8월 이 전 실장의 특별사면 직후"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만큼 회장을 보좌하는 조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누가 적임자인지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이 이날 '젊은 조직'의 의미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 회장은 젊은 조직은 연말 대폭적인 쇄신 인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큰 폭이라기 보다는,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조직에 더 어울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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