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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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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입력
2010.10.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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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어서

우연히 연기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걸까

오늘도 북해(北海)의 물고기 하나

커다란 새 한 마리로 솟구쳐 오르고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속살 속살 눈 내리는 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대상이

이미 우리 가운데 그윽히 스며 있다

● 초등학생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는 유일한 방법은 입을 다무는 것이라는 것. 그렇다면 오늘의 세계에 이토록 소리가 가득한 이유는? 다들 아는 게 너무 많아져서? 설마.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내가 모르는 사실들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더군요. 왜 벚꽃과 코스모스는 서로 마주볼 수 없는 운명이 됐을까? 달은 어떻게 고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영하 10도 밑으로 내려갈 때 눈의 결정이 육각형으로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고 보면 왜 나무에는 입술이 없는지 알겠군요. 이따금 사람들 틈에서 내가 입을 다물고 앉아 있다면 뭔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모르는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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