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창원 LG-인천 전자랜드전은 ‘문씨 형제들’의 첫 맞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동생 LG 문태영(32·194cm)이 지난 시즌 득점왕(21.9점)을 차지한 ‘박힌 돌’이라면 형 전자랜드 문태종(35·197cm)은 올 시즌 걸출한 슛 솜씨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굴러온 돌’이다. 그 동안은 뛰는 무대가 서로 달라 맞대결을 펼치지 못했던 형제가 이날 마침내 적으로 마주했다.
형제간 ‘빅뱅’은 문태종의 완승으로 끝났다. 문태종은 37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동생 문태영(19점 5리바운드)을 압도했다. 팀 승리도 당연히 문태종의 몫. 문태종은 무리한 슛보다도 적절한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고, 승부처에서는 주 득점원으로 변신했다. 특히 경기 종료 1분12초를 남기고 성공시킨 쐐기 3점포는 그가 왜 ‘해결사’인가를 유감없이 증명했다. 문태종은 4쿼터에서만 13점을 올렸다.
반면 문태영은 경기 내내 전자랜드의 끈질긴 협력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전반 이현호에 이어 후반 이병석과 허버트 힐로 하여금 문태영을 전담시켰고, 골밑에서 효과적인 도움 수비로 문태영을 저지했다.
문태종에 서장훈(30점 3리바운드)까지 가세한 전자랜드는 87-85로 승리하며 전날 최하위 안양 인삼공사에 패한 충격을 딛고 6승2패로 부산 KT와 함께 공동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LG는 4연패 늪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서울 삼성이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거듭난 애런 헤인즈(41점 15리바운드)를 앞세워 대구 오리온스를 86-83으로 꺾었다.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로 지명된 오리온스 글렌 맥거원은 38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기에는 힘이 부쳤다. 울산에서는 KT가 홈팀 모비스를 84-71로 물리쳤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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