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24승28패, 평균자책점 5.27. 오른손투수 콜비 루이스(31)는 199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텍사스에 지명됐지만 첫 두 시즌 동안 5번이나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2004년에는 텍사스에서 방출돼 디트로이트와 오클랜드, 캔자스시티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선수 생명을 이어갔다.
루이스는 결국 일본행을 선택하며 돌파구로 삼았다. 2008년부터 2년간 히로시마에서 뛴 루이스는 2년 연속 탈삼진왕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 이를 발판으로 시즌초 친정팀 텍사스로 복귀했다. 루이스는 올시즌 12승13패(평균자책점 3.72)의 준수한 성적으로 보답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루이스가 31일(한국시간) 레인저스볼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월드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과3분의2이닝 5피안타(2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지며 텍사스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50년 구단 역사상 월드시리즈 첫승이었다. 루이스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6과3분의1이닝 동안 단 5실점만을 내주는 역투를 펼치고 있다.
1, 2차전에서 20점이나 뽑아냈던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3차전에서는 루이스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경기 후 루이스는 “너무나 감격적이라 소름이 돋을 정도다. 내게 이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제구만 잘 가져가겠다고 다짐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텍사스는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1∙3루에서 미치 모어랜드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5회 조시 해밀턴이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홈런 4개를 폭발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던 해밀턴은 1, 2차전에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나 이날 홈런포를 다시 가동하면서 부활을 예고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