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때문에 웃었다.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을 포함,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분기 사상 최대인 40조2,300억원의 매출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5% 각각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폰에 쓰이는 반도체 판매량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눈에 띄는 것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다. 반도체 사업은 3분기에 10조6,600억원의 매출과 3조4,2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의 70%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은 약세지만 20~30나노급 양산을 발 빠르게 추진해 원가를 낮추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수요를 늘린 점이 주효했다.
휴대폰 사업도 주목할 만 하다. 스마트폰 위주인 세계 휴대폰 시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갤럭시S와 웨이브폰 등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면서 11조1,200억원의 매출과 1조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에 팔린 휴대폰만 7,140만대로 지난해보다 19% 늘었다. 특히 비싼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서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122달러로 올라갔다.
그만큼 수익성도 좋아져 영업이익률이 10.2%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가 90개국에서 700만대, 웨이브폰이 80개국에서 200만대 정도 팔렸다"며 "특히 갤럭시S는 연말까지 1,00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LCD와 TV, 생활가전 사업은 상황이 좋지 못하다. LCD는 북미와 유럽에서 소비가 가라앉는 바람에 판매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어든 5,200억원에 그쳤다. TV는 경기 침체의 여파를 호되게 맞아 아예 2,3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평판 TV 판매량은 907만대로 전분기보다 많이 팔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생활가전도 원자재비와 물류비가 오르면서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올해 투자계획은 5월 말 발표 당시 18조2,000억원을 예상했으나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 연말까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다음달 1일인 41주년 창립 기념일을 앞두고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 등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졌다. 최 사장은 기념사에서 "모바일 빅뱅과 제품의 스마트화로 개인의 생활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신성장 동력 발굴로 창조적 리더가 되자"고 다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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