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과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한 지구촌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월드컵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각국은 자국 개최의 당위성과 함께 화끈한 ‘당근’을 제시,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가 28일에 이어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열려 개최 신청국가들의 설명회 및 개최지 선정 투표를 12월 2일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제프 블래터 회장 주재로 열린 FIFA 집행위원회에서는 애초 집행위원 2명의 뇌물 스캔들로 개최지 선정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도 나왔으나 예정대로 날짜가 확정됐다.
현재 네덜란드-벨기에, 러시아, 스페인-포르투갈이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를 동시에 신청한 상태다. 잉글랜드는 최근 2018년 월드컵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카타르, 일본, 호주, 미국과 함께 2022년 월드컵 유치를 놓고 다투고 있다. 2018년 유럽-2022년 비(非)유럽 개최지 구도가 확정됐다.
한국은 2022년 월드컵유치위원회를 중심으로 20년 만의 월드컵 재개최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정몽준 FIFA 부회장 등 10여 명의 대표단은 취리히 현지에서 개최지 결정권을 쥔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활발한 득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아시아 평화기여’, ‘2002년 월드컵 경험 등 완벽한 관련 인프라 확보’, ‘붉은 악마를 통한 길거리 응원문화 코드창조’ 등이 한국이 내세운 유치 명분. 특히 한국은 2022년 월드컵 개최 시 세계축구기금 7억7,700만 달러(약 8,700억원)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치 경쟁국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은 60억 달러(6조6,750억원)를 들여 전세계 곳곳에 3D 전광판 건설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카타르는 무더운 날씨와 적은 인구, 호주는 경기 개최 도시 간 이동거리가 멀고 인구 100만 이상인 대도시가 많지 않다. 미국은 1994년 월드컵에 이어 1999년과 2003년 여자월드컵 등 16년 동안 3차례나 월드컵을 치른 점이 부담이다. 한국은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이런 경쟁국들의 취약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022년 월드컵 유치 ‘올인’을 선언한 미국은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고 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의 가장 까다로운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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