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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렴 사회 만들기, 깨진 유리창부터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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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렴 사회 만들기, 깨진 유리창부터 찾자

입력
2010.10.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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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보면서 크게 높아진 국격을 실감한다. 하지만 G20 개최국이면서 경제규모 15위인 한국이 선진국을 자부하기엔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청렴도'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09년 우리나라의 국가부패지수(CPI)는 5.5점으로 180여개 국가 중 39위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04에 비해 1.54점 낮다. 이웃 나라 일본은 7.7, 미국은 7.5이고, 그 외 싱가포르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뉴질랜드 등은 9점 대다. G20 개최국 체면이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놀랄만한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국가부패지수는 부패국에 가까운 3~5점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정부에서 부정부패 근절과 공직자 청렴도 향상을 위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고질병이 크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청렴'을 나에게는 필요 없는 것,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는 데 있다. 필자는 공기업 감사로 재직하며 직원들에게 청렴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아직도 일부 직원은 "난 뇌물을 받을 만큼 대단한 자리에 있지 않다"라는 생각에 그치고 있다. 즉, 청렴을 '뇌물을 안 받는 것' '부패를 저지르지 않는 것' 정도로 법을 어기지 않는 최소한의 윤리로 단정짓는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공기업의 탈법과 비리 등에 대한 지적이 되풀이되고, 얼마 전에는 정부기관에서 자녀의 특채로 인하여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원칙을 어기고 불공정한 편법과 꼼수를 허용하는 데서 비롯된다. 사실 부패는 사소한 원칙을 어기는 것에서 출발한다. 청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광물공사는 그간 윤리경영 및 청렴문화 조성을 위한 실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2007년에 '깨진 유리창 찾기'라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공사 내에 변화시켜야 할 아주 사소한 것을 찾아, 그것부터 바꿔나가자는 캠페인이었다. 깨진 유리창이란 건물주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그 건물이 '무법천지'라는 인상을 주게 되고, 마침내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이론이다.

공사 직원들은 300여개가 넘는 깨진 유리창을 찾아냈다. 2009년에는 부패방지평가제도와 사전예방적 청백e-감사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고객과의 윤리준수 협약을 체결하는 등 청렴문화 장착 및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올해는 '이유 만들기'를 주제로 아이디어 워크숍도 실시했다. '방문접수를 온라인으로 바꾼다'거나 '식사시간을 피해 고객을 만난다' 등 아주 사소한 것도 있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 몇 년간 우리공사는 부패발생률 제로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국민신문고 대상'을 받았고, 내부청렴도 또한 상승률 1위를 달성했다.

한국인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앞서가는 민족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도 붉은 악마의 열광적인 응원보다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은 시민의식이 세계를 더 감동시키지 않았던가.

'청렴'을 강요하지 말고 올바른 성인으로서, 한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선진의식을 이끌어 내야 한다. 아무도 보지 않는 건널목에서조차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부패를 저지르긴 어렵다. 또, 모두가 신호를 지킬 때 신호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나무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넘어서야 비로소 한국이 선진국임을 외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 남준우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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