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네 놀이 문화는 공동의 정서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명절 때마다 등장하는 강강술래와 윷놀이, 널뛰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놀이는 혼자 즐길 경우, 재미가 반감된다. 특히 주변인과 함께 하며 친목을 나누는 방식은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근래 들어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놀이 문화에도 다소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10년 사이에 빠르게 대중화 된 ‘게임’이라는 놀이다.
급성장하는 IT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게임 문화는 혼자 즐기고, 홀로 연마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각자의 게임에 심취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디지털 무대에서 가상의 상대, 혹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불특정 다수와 게임을 즐기며 그렇게 자신만의 카타르시스를 찾는 방식으로 흘러 왔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언제부턴가 심심찮게 등장하던 ‘소셜(Social)’이라는 단어가 최근 들어서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게임에 소셜 기능을 접목시킨 사회관계형게임(SNG) 역시 요즘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트이게 해 주었다. 일례로 SNG의 대명사로 불리며 농사를 소재로 한 유명 게임은 현재 전세계 8,000만 명 이상이 즐길 정도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게임은 다른 이들의 농장 일을 도와주고 서로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두레’를 떠올리게 한다. 자발적으로 친구를 등록하고, 서로 간의 관계를 관리하며 상부상조라는 미덕까지 담은 이 게임이 바로 소셜 게임의 청사진을 예고한 것이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이러한 소셜 기능을 담은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친목을 도모하고, 사회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기능들이 도입되고 있다.
머지 않아 게임으로 인해 동네의 주변 친구들, 더 나아가 지구촌의 모든 친구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며 사회적 가치를 함께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한국 고유의 놀이 문화에서 나누던 정서, 그 이상의 SNG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한국이 세계적 기술력과 고유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SNG의 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그 디지털 환경 속에서 아날로그의 정을 맛볼 수 있는 중심에 바로 SNG가 존재할 것이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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