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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관계 큰 틀의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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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관계 큰 틀의 시도가 필요하다

입력
2010.10.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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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보다 큰 틀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제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적십자회담이나 군사회담 등 실무적ㆍ개별적 수준의 해법으로는 남북관계의 변화가 어렵다"면서 한 얘기다. "남북정상회담은 물 건너갔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인 만큼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보다 높은 수준의 남북 접촉이나 협의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최근 대북 수해 물자지원, 이산가족 상봉 성사 등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일부 온기가 돌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쌀 비료 등 대규모 인도적 지원 등 남북관계에 결정적 전환이 될 사안들은 천안함 사과, 대북제재 문제 등의 두꺼운 벽에 부딪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남북적십자회담도 무위에 그쳤다. 이런 점에서 보다 큰 틀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원 원장의 지적은 현 상황의 맥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북측의 군사적 도발이 분명한 천안함 사건을 매듭 짓지 않고는 대북정책의 전면적 전환에 나설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요즘 전개되는 상황이 천안함 선 해결에 집착하며 시간을 흘려 보내도 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북한은 권력 3대세습을 공식화한 뒤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불능화한 핵시설을 복원하려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자회담 재개가 늦춰질수록 북핵 상황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교착상황을 타개할 결정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할 경우 적극 돕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북한을 이끌어낼 획기적인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소리가 되기 쉽다. 때마침 북한의 후계구도 공식화로 정책변화가 예상되는 지금이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정상회담이든 무엇이든 북한을 달라지게 할 '보다 큰 틀의 시도'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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