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갠즈 지음ㆍ이양원 옮김
이음 발행ㆍ272쪽ㆍ1만6,000원
“아이들 생일파티를 하면서도 흑자를 내는” 호주의 젊은 경제학 교수가 육아 경험에 경제 원리를 투영해 본 에세이다. 아이를 낳고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는 일상에 기업 간 인수합병 과정 못지않은 정교한 경영 수학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 다소 생뚱맞은 경제학 교과서, 동시에 발칙한 육아 일기다.
예컨대 아이들이 환장하는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 엄히 금해야 할 음식으로 여겨지지만 저자는 되레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인센티브로 이용해볼 것을 권한다. “시금치 안 먹고 해피밀 안 먹을래? 시금치 먹고 해피밀 먹을래?”가 그 방법이다. 경영학의 협상 기술로 정크푸드 광고를 웰빙 식단을 짜려는 부모의 지원군으로 바꾼 사례다.
저자는 열 살, 여덟 살, 다섯 살배기 세 아이와의 일상으로부터 수요와 공급, 희소성, 정보의 비대칭, 평판 등 핵심적인 경제 이론을 뽑아내 보여준다. 자다가 깨서 우는 아이를 그냥 놔두어야 한다거나 위험한 장난감 때문에 아이가 코피를 쏟아도 그 장난감을 치우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에는, 일면 황당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통찰이 들어 있다.
시트콤 분위기의 경제학 개론이다. 흥미로운 소재로 경제 교양을 쌓으려는 독자, 말썽꾸러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독자 모두에게 쏠쏠한 재미를 준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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