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제로 섬 관계가 아니다'며 양국간 협력을 강조했다. 아시아 순방에 나선 클린턴 장관은 이날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가진 아시아 전략에 대한 연설에서 "미중 관계를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쪽이 손해를 입는 제로 섬 관계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두 나라에 있다"며 "이는 미국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21세기에 미중이 상대를 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모두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과의 협조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은 구체적 현안에 있어선 사실상 중국 양보를 요구, 중국이 그의 발언에 마냥 호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미국의 비즈니스, 상품, 지적재산권 등에 대해 "중국측의 책임 있는 정책 조정을 희망한다"며 변화를 촉구 했다. 그는 또한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경제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역내 안보를 떠받치며, 민주주의를 증진시키겠다"며 적극적 개입 입장을 재천명했다. 앞서 지난 7월 클린턴 장관이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미국 국익과 연결돼 있다"며 남중국해 개입을 본격화하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했었다.
이와 관련,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8일 남중국해 분쟁의 원활한 조정을 위한 핫라인 설치 방안을 베트남에 제안했다. 원 총리는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의 적절한 처리가 양국 안정에 긴요하다"며 이 같은 제안을 해, 베트남의 동의를 얻어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베트남 달래기'는 미국이 베트남과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동남아에서 중국견제를 위한 행보를 강화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원 총리는 이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도 회담을 열어 "남중국해 영토분쟁은 당사국 간에 풀어야 한다"는 중국 입장에 대한 지지를 유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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