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이 자금난이 가중된 한솔건설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채권단에 신청했다. 그룹 및 계열사 지원 없이 바로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지면서 그룹이 건설을 포기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솔건설은 28일 자금난을 이유로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을 요청했다. 한솔건설은 경북 구미와 경남 진해에 공급한 아파트 사업과 부산과 경북 안동에서 진행한 회원제 골프장 건설사업 등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생긴데다, 자산(토지) 매각이 지연되면서 재무구조가 열악해졌다.
한솔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놓고 업계는 그룹이 동반부실을 막고 건설업에서도 자연스레 손을 떼려는 수순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솔이 이미 제지업 중심의 핵심사업부문을 중추로 그룹 기틀을 다지는 과정에서 비핵심사업군에 대한 지분정리를 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주력 부문인 건설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빼려는 수순으로 보인다”며 “제지 등 그룹 핵심 사업부문까지 부실의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계산도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도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솔건설의 워크아웃을 놓고 채권단이 “유동성 압박을 뒷받침할 근거서류가 부실하며, 경영난의 책임을 모두 채권단만 떠안게 된다”며 워크아웃 심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모기업과 그룹 계열사들이 멀쩡한 상황에서 한솔건설의 부실을 금융권만 떠안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상호 지급보증과 채무보증이 제한돼 합법적으로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건설업 포기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적극적으로 경영정상화에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00위인 한솔건설은 ‘솔파크’라는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해온 비상장 건설회사다.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1,850억원, 영업손실 219억원, 당기순손실 477억원을 기록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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