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ㆍ한국전쟁)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언급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발언이 중국의 정론(定論)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부주석이 항미원조전쟁 참전 60주년 좌담회에서 중국 정부를 대표해 이 문제에 관한 입장을 천명했다”며 “중국은 그 역사 문제에 대해 일찍이 정해진 정론이 있다”고 밝혔다. 마 대변인은 이어 “우리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으로서 평화공존의 원칙하에 유관 국가들과 우호협력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중국은 지역적으로는 물론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에 적극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대변인의 발언은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인민해방군 국방대학 교수 쉬옌(徐焰) 소장의 한국전쟁 관련 기고문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쉬 소장은 “러시아 기밀자료가 공개됨으로써 조선전쟁(한국전쟁)의 발발의 유래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전쟁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개시되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한국과 미국에서 시 부주석의 발언에 대한 반박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의 한국전쟁에 대한 또 한 차례의 공식언급은 차기 지도자인 시 부주석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발언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중국의 한국전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중국 초ㆍ중ㆍ고 역사 교과서 내용이 바뀌지 않는 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 부주석은 항미원조전쟁 65주년 기념일인 25일 한국전 참전군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좌담회에서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라며 참전 정당성을 주장하고 북한과의 혈맹 관계를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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