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판 ‘쉰들러 리스트’로 알려진 ‘호텔 르완다’의 실제 주인공 폴 투세사바기나(56)가 르완다 당국으로부터 반군단체 자금지원 혐의로 기소될 위기라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르완다의 마틴 은고가 검찰총장은 루세사바기나가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반군단체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RL) 지도자에게 자금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돈이 FDRL의 신규 조직원 모집에 쓰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루세사바기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폴 카가메 대통령을 반대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르완다 정부가 나에게 중상모략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벨기에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마지막으로 르완다로 송금한 것은 2002년 혹은 2003년으로, 송금 규모도 1,000유로(약 155만원)남짓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지난 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집안에 누군가가 침입해, 르완다어로 쓴 문서를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루세사바기나는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내전이 한창이던 1994년 밀 콜린스 호텔 지배인으로 있으면서 100일 동안 1,268명의 호텔 투숙객을 목숨을 걸고 지켜내 세계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2005년 미국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을 받았고, 그의 이야기는 ‘호텔 르완다’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2006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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