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순인 박호성(여)씨에겐 간절한 소원이 있다. “살아있는 날까지 내 발로 화장실에 갈 수 있었으면….” 20대부터 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아 손발에 심각한 변형이 오고 무릎과 고관절이 파괴돼 인공 치환술을 받았다. 출산 후 10년째 류머티스 관절염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 이민정(32)씨는 아침마다 통증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초등학생 아들의 아침식사도 챙기지 못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전 국민의 1%, 50만명이 앓고 있는데 그 중 85%가 여성이다. 더욱이 노인병이라는 통념과 달리 환자의 39%가 40대 미만의 젊은 여성이다.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28일 밤 10시 방송에서 여성들의 삶을 위협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단순한 관절병이 아니다.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우리 몸의 세포를 바이러스로 오인해 공격하는 것인데, 염증세포는 관절뿐 아니라 심장, 신장, 폐 등을 공격해 전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수명이 7년이나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불치병일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여겨졌지만, 이제는 의학의 발달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에 가까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문제는 노인성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급속하게 진행된다는 것. 한 조사에 따르면 이 병에 걸린 뒤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2년. 2년이면 골 파괴가 70% 이상 진행돼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다. 무릎을 접었다 펼 수조차 없을 만큼 통증에 시달리다 생물학적 제재 투여로 경미한 통증만 보이게 된 채정숙(40)씨 등 성공적인 치료 사례를 소개한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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