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고 어두운 생산 공간이던 산업단지가 선진국 형 기업 밸리로 탈바꿈한다. 경기 반월ㆍ시화와 인천 남동, 경북 구미, 전북 익산 등 4개 단지에는 3년 동안 1조3,500억원이 우선 투자된다.
지식경제부는 27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74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 조성계획’을 보고했다.
1964년 구로공단이 최초 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산업단지는 전체 제조업 생산의 60%, 수출의 72%를 담당하며 우리 경제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27개 국가 산업단지 중 20년이 넘은 노후 산업단지가 51개에 달하고, 투자 부족으로 시설은 낡고 분위기는 칙칙해 젊은층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지경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스웨덴의 시스타나,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볼리스 단지처럼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3터(일터. 배움터. 즐김터)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산업단지를 재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산업 단지 내에 오피스텔과 카페, 주유소 등 복지 및 편익시설을 늘리고, 단지 내 도로와 주차장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반월ㆍ시화와 남동, 구미, 익산 등 4개 단지를 대상으로 올 하반기부터 3년간 1조3,500억원을 투자, 오피스텔과 보육시설,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는 1차 사업을 진행한다.
젊은이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6개의 산학융합지구를 시범 조성, 산업단지에 대학과 기업연구소를 입주시킬 방침이다. 지구 별로 400여명의 학생, 3~4개 학과 규모의 산업단지 캠퍼스를 만들고, 2015년까지 기업연구소를 1,000개까지 유치한다.
산업시설에 대학 입주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고 내년에 예산 27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단지 캠퍼스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가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대학간 공동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중소기업에서 일하면 하나에서 열까지 다 배울 수 있고, 일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어 성공 확률도 높다”며“젊은 사람들이 1인 1기를 갖추고 중소기업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을 잘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제적. 문화적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산업단지를 새로 짓는 것만이 바람직한 것은 아닌 만큼 기존 산업단지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모든 분야가 바뀌고 있고, 직장시설도 그런 차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산업단지도 달라진 생활 수준에 맞게 생산 및 문화시설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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